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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는 여성, 이주민,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표현이 강화되고 조직화되는 위험에 직면해 있다. 온라인을 통해 여성·성소수자 대상 혐오표현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고, 일상에서도 수시로 혐오표현을 접하게 된다. 시민의 97%가 혐오표현을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할 정도다. 혐오표현은 상대방을 위축시키고, 공포에 떨게 하며 때로는 그 자체로 ‘흉기’가 된다. 유명 연예인들의 극단적 선택이나, ‘묻지마 살인·폭행’은 강화된 혐오표현에 따른 비극이다. 그런데 이런 일이 근절되지 않고 잊을 만하면 발생한다. 문제는 피해자 특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이에 대한 법적 규제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를 막기 위해 민형사적 입법 보완과 함께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차별금지법의 제정이 시급하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지자체 조례로도 혐오표현 규제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정부와 국회, 지자체가 할 일은 명확하다. 당장 혐오표현을 없앨 입법에 나서고, 12년간 묵혀둔 차별금지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


광장의 촛불이 요구한 권력기관 개혁은 문 대통령 취임사에도 세 갈래로 새겨졌다. 정치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이루고, 무소불위 권력이 안되게 견제장치를 만들고, 겸손한 권력이 되겠다는 것이다. 시민의 눈엔 청와대나 검경 모두 뼈아프게 성찰할 지점이 뚜렷이 보인다. 권력기관 개혁은 낡은 관행을 끊임없이 혁신해야 완성된다. 그 평가 잣대는 늘 ‘국민의 권력기관’인지 여부일 뿐이다. 거듭 말하거니와 괴물과 공룡이 없어지는 권력기관 개혁이어야 한다.


한국에 대한 일본 수출규제 품목의 국산화가 첫 결실을 맺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국내 화학소재기업이 액체 불화수소(불산액) 공장의 신·증설을 조기에 완료해 대량생산 능력을 갖추었다고 밝혔다. 불산액은 반도체 세정과정에 쓰이는 소재다. 이번에 생산되는 불산액의 순도는 불순물 비중이 1조분의 1 수준으로 반도체 공정에서 요구되는 순도(100억분의 1)를 크게 웃돈다. 고순도 불산액은 일본에서만 만들 수 있다고 알려져왔고 일본은 이를 무기로 삼았다.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은 불산액을 포함해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3종이다. 이번 불산액 국산화 성공은 일본 무역보복의 예봉을 꺾는 동시에 ‘소재분야 독립’ 출발점의 의미도 갖는다.


탄광에는 막장이 있다. 지지대도 없이 석탄을 캐는 막다른 갱도를 말한다. 정치에서 그 버팀목은 대화와 협상으로 치환될 터이다. 가시 돋친 말과 힘싸움만 난무하는 최악의 20대 국회에 막판까지 정치가 실종된 사진들만 쌓이고 있다. 다수당의 일방 처리도, 소수당의 물리력 저지도 못하게 의결정족수를 높이고 패스트트랙 제도를 도입한 국회선진화법 이전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것인가. 국회의장이 요구한 ‘끝장 협상’은 시민들의 인내에도 마지막 한계선일 수 있다. 길지 않은 사흘, 여야는 밤을 새워서라도 답을 내놓아야 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등에 따르면 15~19세 청소년의 전체 인구 중 비율은 2015년 6.3%에서 2017년 5.7%로 줄었지만, 이 기간 이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8.8%에서 9.2%로 높아졌다. 2017년 현재 청소년노동 인구는 27만명이 넘는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인식이 달라지고 청소년 일자리도 늘어나며 일하는 청소년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남성 육아휴직의 급증세에서 알 수 있듯 맞벌이, 맞돌봄은 시대적 요구다. 대기업, 중소기업이 따로일 수 없다. 기업규모에 따른 격차를 줄이고, 없애야 한다. 경제학에서 ‘마태효과’라는 용어는 자본의 부익부 빈익빈을 뜻한다. 신약성경 마태복음 중 ‘무릇 있는 자는 받아 넉넉하게 되되 없는 자는 그 있는 것도 빼앗기리라’에서 나온 말이다. 복지의 마태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아빠 육아휴직마저 대기업 위주로 돌아간다면, 자녀와의 시간, 양육의 질마저 양극화가 불 보듯 뻔하다. 육아휴직의 대기업 쏠림 이유는 상당 부분 대체인력 부족과 제도 미비 때문이라고 하니, 보완이 시급하다.


산업별로 볼 때 한국 경제를 지탱할 제조업(8만1000명)에서 일자리가 가장 많이 줄었다. 제조업 일자리 감소는 2016년 이후 멈추지 않고 있다. 제조업 일자리는 정부가 최우선으로 늘려야 할 양질의 일자리다. 그런데 제조업이 붕괴되면서 일자리는 사라지고 있다. 구산업이 도태되면서 사라진 일자리는 신산업이 만든 일자리로 채워야 한다. 그런데 그런 선순환이 끊기고 있다. 게다가 일자리를 만들 규제혁파와 혁신성장은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내년 4월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지난 17일 시작됐지만, 정작 선거제도는 확정되지 못하고 표류 상태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1 협의체’가 막판 제 잇속 챙기기에 침몰해 선거법 단일안 도출에 실패한 탓이다. 밥그릇 싸움으로 전락한 선거법 줄다리기 때문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의 연내 처리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더욱이 협상과 대화 테이블은 팽개친 채 연일 국회 본청 앞에서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당이 발목을 잡고 있다. 실랑이 끝에 ‘3+1’(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이 어렵게 마련한 연동형 비례제의 상한을 한시적으로 설정하는 대신 석패율제를 도입하는 방안은 더불어민주당이 거부하면서 협상이 난관에 봉착했다. 석패율제에 대해 ‘당대표 구제용’이라는 민주당과 수도권에서 군소 정당 후보들이 완주해 선거에 불리해질 것을 우려한 정략적 반대라는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논란이 많았던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법 통과로 누구의 정보인지 특정하지 않으면 기업 등이 이를 폭넓게 쓰는 것이 가능해진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플랫폼 등이 연결·융합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데이터는 마치 ‘원유’와 같은 존재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재료가 없으면 상품을 만들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점에서 데이터 3법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였다. 그러나 국민의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 또한 크다. 정교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한 것이다.


북한의 외교라인에 상당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 외교의 원로로 노동당 정치국원인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이 모든 직책에서 제외되고, 김정은 시대 대미 전략을 총괄해온 리용호 외무상도 4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국내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특히 리 외무상의 후임으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지난주 이런 내용의 외교라인 교체를 북한에 주재하는 외국 대사관들에 통보했다고 복수의 외교소식통들이 19일 전했다. 정부 당국은 “아직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면서도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북한의 대외 전략의 전환을 예고하는 외교라인 변화를 주목한다.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세월호 폄훼 인사가 결국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 위원에 임명돼 활동을 시작했다. 진상규명을 방해한 의혹으로 특조위의 조사 대상에 오른 인물이 세월호 참사를 조사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영국을 방문하는 중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이저검증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아주 좋은 관계라고 거듭 강조한 뒤에 한 말이지만 지금껏 북한을 두둔해오던 트럼프 대통령이 무력 사용을 언급한 것은 예사롭지 않다. 김 위원장을 조롱하듯 불렀던 ‘로켓맨’이라는 말도 2년 만에 다시 입에 올렸다. 그런가 하면 북한 매체들은 4일 김 위원장이 군 고위간부들과 함께 군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르는 장면을 보도했다. 중대 사안을 결정한다며 노동당 중앙당 전원회의도 소집했다. 전날에는 리태성 외무성 부상이 연말까지 새 협상안을 내놓으라며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재개를 시사했다.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미 대화를 둘러싼 난기류가 심상치 않다.


최근 3년간 서리·결빙으로 인해 발생한 교통사고는 3800건이 넘는다고 한다. 지난달 15일에도 광주~원주고속도로에서 같은 이유로 차량 20대가 충돌하고 5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났다. 블랙아이스 도로는 일반 도로보다 14배, 눈길에 비해서도 6배 정도 더 미끄럽다고 한다. 교통사고 치사율도 일반 교통사고보다 1.5배 높아 ‘도로의 암살자’로 불린다. 그런데 당국이나 도로회사의 대책은 운전자에게 감속 운행을 알리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법무부는 경제·식품의약·조세 범죄를 다루는 형사부는 따로 운영하고, 수사 중인 사건은 해당부서에서 계속 수사할 수 있도록 경과규정을 뒀다. 직제개편이 전문수사역량 감소, 수사위축으로 이어질 우려를 차단한 것이다. 검찰 직제개편의 목적은 민생 관련수사 역량을 강화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있다.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법안의 통과로 조성된 ‘국민 중심 형사사법시스템’을 정착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직제개편 외에 공수처·검찰·경찰 간 수사공조시스템 구축, 형사부의 직접수사부서화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직제개편 취지에 맞는 인사와 조직문화 개선작업도 뒤따라야 한다. 법무부 탈검찰화는 두말할 것도 없다. 무엇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검찰은 단 한 명의 국민도 억울함을 호소하는 일이 없도록 민생사건 처리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로써 11일 시작되는 임시국회에서 패스트트랙 법안을 둘러싼 여야의 격돌이 더욱 우려된다. 민주당은 ‘4+1 협의체’에서 마련한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을 임시국회에 상정해 처리할 태세다. 한국당은 필리버스터 등을 총동원해 막겠다는 방침이다. 게임의 룰인 선거법만이라도 막판까지 타협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당이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에 대해 대안을 내놓고 협상에 응하느냐가 관건이다. 한국당이 또다시 발목잡기와 시간끌기로 일관한다면 패스트트랙 법안을 국회법 절차대로 처리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파국으로 치닫지 않도록 여야가 협상력을 발휘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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